일 년 전 연극을 했어요. 열네 살 때 지하철 1호선이라는 연극을 보고 나서 가슴이 뛰어서 다이어리에다
"삶을 마음대로 결정해도 되면 연극배우가 되고싶다. 그런데 아마 안되겠지..."뭐 이렇게 흐리멍텅한 메모를 남겼던 기억이 나요.
당연히 공부해서 대학교 가서 연극배우 아닌 뭔가를 하리라고 생각했던 저는 그 나이에도 "연극배우를 해야겠다!"고 냅다 결정할 만큼 대담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아는 언니가 단과대 동아리에서 연극을 했고, 좋겠다... 라고만 했지 막상 도전할 엄두를 못 내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연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 달 넘게 준비하면서 학교 수업 들으랴 아르바이트 하랴 너무 힘들어서 울기까지 했는데, 첫공연 때 막 뒤에서는 그저 설레기만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열네 살 때 소심하고 울적하게 끄적이기만 하던 걸 대학 동아리로라도 이제 실현한다, 싶어서 행복하고 설렜어요.
사연과는 상관 없지만 자우림의 Happy day 신청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