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곡표]볼멘소리 7회(15.4.28)
- Written by DJ 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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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마인츠 vs 레버쿠젠 (상도,척 레버쿠젠 승) -> 레버쿠젠 승! 둘 다 적중!
지금의 스완지 시티를 만든 세 감독들
최근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의 기세가 무섭습니다.스완지가 챔피언쉽 리그에서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한 것이 11-12 시즌, 현재 4시즌을 치르며 프리미어리그의 확고한 중위권 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같은 웨일스를 연고로 한 카디프 시티가 지난 시즌 다시 챔피언쉽으로 강등당하며 부침을 겪고 있는 반면, 스완지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8위에 랭크 되어있습니다. 7위까지 유로파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유럽대항전 진출이 스완지에게 있어 먼 꿈같지만은 않습니다.
스완지를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킨 브랜든 로저스 감독(현 리버풀 감독)의 전략은, 다름아닌 ‘티키타카’ 였습니다.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10-11 시즌 스완지는 프리미어리그에 올라 서게 됩니다. 그의 철학은 스완지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펼칠 때에도 계속되었습니다. 보통 프리미어리그 승격팀들은 전체적인 선수 기량의 부족으로, 점유율과 패스 위주의 전략 대신 공격진에 한 번에 전달되는 롱볼 전략을 선택하게 마련이지만, 스완지는 이와 대비되는 행보를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팀 색깔로 인해 스완지는 프리미어리그의 바르셀로나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스완셀로나’라는 별명을 얻으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1위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게 됩니다.
캐피털 원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
이후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이 성과를 바탕으로 리버풀로 자리를 옮기고, 그 공석을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차지하게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 시절 활약했던 라우드럽 감독 체제 하에서도 이러한 축구 철학은 계속되었고, 꽤나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라우드럽 감독의 지휘 아래 스완지는 12-13시즌 캐피탈 원 컵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하지만 다음 시즌 팀 순위가 강등권에 머무를 정도로 저조했고, 감독과 구단 운영진들과의 마찰이 생겨 라우드럽 감독은 결국 스완지를 떠나게 됩니다.
임시적으로 빈 감독 자리를 맡아 감독대행을 한 사람이 바로 현 스완지 감독인 개리 멍크였습니다. 게리 멍크는 로저스 감독의 지휘 아래 3부리그에서 1부리그까지 스완지가 승격하는데 큰 일조를 한, 스완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라우드럽 감독이 경질되자 선수 겸 감독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선수와 감독에서, 감독 대 감독으로 다시 만난 브랜든 로저스와 게리 멍크
게리 멍크 감독과 그의 새로운 전략
위에서 현재의 스완지를 만든 세 감독들에 대해서 얘기했다면, 현재 개리 멍크 감독의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스완지는 기본적으로 로저스와 라우드럽의4-2-3-1 포메이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부터 단단하게 빌드업을 거쳐 올라와 양 쪽 풀백의 공격가담을 통해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전형적인 점유율 축구를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4-2-3-1 포메이션 이외에도 4-3-2-1(흔히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하는) 포메이션을 사용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스완지시티가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습니다. 이미 맨유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스완지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또 한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으며 역사적인 더블(리그 경기에서 홈,원정 둘 다 상대를 이기는 것을 말함)을 이뤘습니다. 이 경기에서 맨유를 막기 위해 4-4-2 다이아몬드라는 맞춤 전략을 꺼내 든 게리 몽크 감독은 전략적 역량으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이 반할 감독 역시4-4-2 다이아몬드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부분 전술,팀의 유기적인 조직력, 선수들의 간격 유지라는 부분에서 개리 멍크의 전략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 번 스완지의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이 전형은 미드필더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압박을 벗어나기에 좋고, 역습을 가하기에도 좋은 포메이션입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2가지 있는데, 하나는 미드필더 간의 간격이 너무 넓다는 것입니다. 간격이 넓으면 상대 미드필더들의 적극적 압박에 의한 패스 차단에 취약하게 마련입니다. 또 그 간격을 메우기 위해 미드필더들이 상당한 활동량을 보여야 하는데, 이러한 체력 소진은 경기 후반에 중원 압박이 헐거워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측면 돌파에 있어서 확정적인 공격루트가 없다는 것인데요, 단적인 비교로 4-2-3-1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스완지 시티에선 좌우측의 발 빠른 윙어들(네이선 다이어, 라우틀리지)이 측면을 통해 공격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4-4-2 포메이션에서는 전형적인 윙어의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는 대신, 공격수 2명 중 한 명이 측면으로 빠지면 다른 한 명이 중앙으로 올라가는 형식의 공격 전개를 택합니다. 양 측면에서 바로 공격 전개를 해 나가는 윙어들에 비해 측면을 돌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쩌면 장점보다 단점이 많을 수도 있는 이 다이아몬드 442 전형을 개리 몽크 감독이 사용하는 이유는 원톱 공격수와 윙어들의 역량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윌프레드 보니 선수가 스완지 공격을 이끌 때에는 보니 한 명만 원톱 공격수로 둬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워낙 스스로 공간을 잘 만들기도 하고, 간결한 터치 이후의 슈팅으로 골을 만들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보니 선수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고, 올림피크 리옹에서 이적해 온 바페팀미 고미스 선수가 꽤나 오랜 기간 동안 부진에 시달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라우틀리지와 네이선 다이어 역시 기량의 저하로 측면 수비들을 쉽게 벗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4-2-3-1 전형이 갖는 윙어의 측면 침투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개리 멍크 감독은 새로운 전략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이 갖는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게리 멍크 감독의 선택은 바로 ‘기성용’ 선수였습니다. 수비적인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받던 기성용 선수가 최근 미들라이커로 부상하고 있는 데에는 개리 멍크 감독의 전략적인 선택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아시안컵에서 측면 공격수로 뛰겠다고 자청한 기성용의 모습에 영감을 얻었을까요, 게리 멍크 감독은 기성용에게 공격 상황에서의 적극적인 침투를 요구합니다. 분명 4-2-3-1 포메이션에 비해 단조로울 수 밖에 없는 공격 패턴에 다양성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기성용 선수의 공격 가담입니다.
최근 스완지는 헐시티와의 경기에서 3: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지난 경기와 같이 다이아몬드 4-4-2 를 들고 나온 게리 멍크 감독의 선택은 주효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한 골을 넣은 기성용 선수의 공격력이 폭발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라우틀리지와 투톱을 이루고 있는 고미스의 화력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고미스는 멀티골을 뽑아내며 데뷔 골 당시 보여줬던 ‘엉금엉금’ 세레머니를 다시 한 번 선보였습니다.
기성용과 고미스, 그리고 쉘빡이
떠오르는 멍크와 지는 페예그리니?
이러한 스완지의 새로운 전략과 좋은 흐름은 대조적인 사례를 떠올리게 합니다. 최근 페예그리니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가 부진한 이유로 여러 요인들을 들 수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아마 전략적인 경직성이 아닐까 합니다. 4-4-2 플랫 포메이션에서 다비드 실바는, 야야 투레는, 그리고 세르히오 아게로는, 항상 같은 역할만을 부여 받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될만한 변화가 없다는 점은 분명 선수 개개인의 역량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게리 멍크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잠재력을 발전시켰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그의 공격적인 재능을 새로이 개발했으며, 고미스 선수는 투톱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선수들 간에도, 신인이 새롭게 떠오르면 같은 위치에서 뛰던 나이 들고 폼이 떨어진 선수는 내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감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감독이 창의적이고 유연한 전략을 들고 나온다면, 더 이상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수 없는 늙은(신체적인 문제가 아닌, 정신적으로) 감독에겐 더 이상 지휘봉을 맡기지 않습니다. 멍크의 스완지 시티와 페예그리니 맨체스터 시티, 두 팀의 상반되는 모습은 이런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만듭니다.
Read more2015 S/S 트렌트는 False 9?
이번 A매치 기간 동안의 각 팀 들의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는 역시 False 9들의 약진입니다. 많은 수의 대표팀들이 True 9 대신 False 9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물론 성공한 팀들도 있고 실패한 경우도 있습니다.
False 9의 역사
False 9, 혹은 제로 톱이라고 불리는 이 전략의 기원은 생각보다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느 팀이 가장 먼저 제로 톱을 시작했을까요? 답은 ‘알 수 없다’입니다. 수비수가 2명이고 공격수가 5명인, 이른 바 W-M형 전략을 사용하던 그 먼 1920년대에도 제로톱은 존재했습니다. 물론 공격수가 5명이면 5톱이지, 어떻게 0톱이냐 생각하실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가장 선두에 서는 공격수의 역할입니다. 전형적인 공격수보다 아래 위치에 머물면서 공격 전개과정에 가담하고 결정적인 순간의 침투로 득점을 노리는 게 False 9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새로운 유형의 공격수, 혹은 공격 전략의 재탄생을 토티가 False 9으로 활약하던 06-07 시즌 AS로마로 기준합니다. 당시 AS로마의 스팔레티 감독은 스트라이커의 위치에서 전혀 뛰어본 적 없던 토티를 스트라이커 위치에 배치하고, 골을 넣기보다 연계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그의 결정은 성공적이었고, AS로마는 06-07 시즌과 07-08 시즌 동안 세리에 A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합니다.
06-07 시즌의 AS로마
이후 바르셀로나의 메시가 전형적인 False 9의 역할을 부여 받았으며, 공격수 기근에 시달린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델 보스케 감독이 파브레가스를 False 9으로 기용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경우 독일 국가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False 9 뮐러 선수를 중심으로 공격진을 재편함으로써 우승의 단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은 뮐러와 외질, 그리고 괴체 혹은 포돌스키로 스리톱을 구성하거나 아니면 클로제를 중앙 공격수로 놓고 다른 선수들을 측면에 배치했습니다. 전자의 경우 전형적인 제로톱 전술로 볼 수 있고, 후자는 정통 공격수인 클로제를 활용한 전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한 가지 전략만을 고집하기 보단 두 가지의 선택지 모두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이들은 또 한 번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2015년, 독일의 선택
이번 호주와의 친선전에서 뢰브 감독은 마르코 로이스와 괴체 두 선수로 투톱을 구성했습니다. 사실 이번 경기에서 뢰브 감독의 실험은 공격진 구성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스리백의 가동’, ‘람의 대체자 찾기’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한 뢰브 감독이었지만, 공격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뢰브 감독은 기존의 정통파 공격수, 즉 마리오 고메즈나 키슬링을 아예 대표팀에 호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키슬링의 경우 최근의 폼이 많이 하향세에 있고, 마리오 고메즈도 부상이 아닌 날이 얼마 없었습니다. 이들을 선발하지 않은 것은 팀 전체의 문제가 아닌 개개인의 컨디션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 가능한 선택지로라도 정통 공격수 한 명 정도는 선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분명 뢰브 감독의 선택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봅니다.
공격수 찾기에 지친 브라질
브라질은 월드컵을 포함한 최근까지 많은 공격수들을 실험해봤습니다. 레안드로 다미앙, 프레드, 조 등.. 하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공격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둥가 감독은 공격 전술의 대안으로 네이마르와 피르미누 투톱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번 프랑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브라질의 공격 전개방식은 꽤나 독특했습니다. 보통의 팀의 경우 빌드업을 수비에서 미드필더, 공격수로 가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경우 많은 공격들이 네이마르의 발끝에서 시작됬습니다. 하프라인 측면에 위치한 네이마르가 공을 가지고 있다가 미드필더로 주거나 혹은 드리블로 치고 올라가면 다른 미드필더들이 공을 받으러 올라가는 형식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공격 전개에 프랑스 수비들은 적잖이 당황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물론 네이마르의 출중한 개인 기량이 만들어 낸 전략이지만 이러한 시도의 의의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브라질은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한 제로톱 전략을 사용할 공산이 큽니다.
어쩔 수 없는 제로톱을 선택한 슈틸리케?
전반 30분 이정협의 부상으로 한국 대표팀은 가용할 수 있는 공격자원을 모두 잃었습니다. 지동원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 뉴질랜드전에서야 뛸 수 있는 폼이었음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아마 슈틸리케 감독은 제로톱에 대한 구상을 계속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시안컵에서 공격수로 낙점 받은 이정협을 제외하곤 내 세울만한 공격수들이 없는 상황에서 제로톱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겁니다. 그는 구자철을 False 9으로 두고 기성용을 투입했습니다.
분명 구자철 선수는 훌륭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전반전 헤딩 골로 짧은 시간이나마 한국 대표팀이 앞서가게끔 한 것도 구자철이었습니다. 공격 전개과정에서 끊임없이 내려와서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공격에 물길을 틔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공격수 자리에 있는 선수라면 가짜 9번이건 진짜 9번이건 득점으로 얘기해야 합니다. 물론, 이후의 무득점을 구자철 선수의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지만, 총 슈팅 5개에 유효슈팅 2개라는 결과는 이정협 선수의 공백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True 9의 반격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루니와 해리 케인.
이러한 전체적인 False 9의 흐름에도 전형적인 공격수를 내세운 팀들도 있었습니다. 9.5번 공격수라고 불리는 벤제마(골을 결정짓는 9번 공격수와 패스를 연계하는 10번 플레이메이커 사이에 있다고 9.5번이라고 표현), 소속팀에서의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와 헤리 케인, 그리고 소속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대표팀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팔카오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직까지 공격수라는 포지션을 과거의 유물로 치부하기에는 이런 선수들이 꾸준히 잘 활약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가 브라질에게 패배할 때 벤제마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침묵을 지켰고, 잉글랜드와 콜롬비아는 각각 리투아니아와 바레인이라는 약팀을 상대했습니다. 이들의 활약으로 정통 공격수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평하기엔 근거가 부족합니다.
트렌드가 될 것인가, 클래식이 될 것인가.
이미 AS로마가 토티를 중심으로 2번이나 스쿠데토를 가져가고, 독일 대표팀이 브라질을 7:1로 격파한 상황에서 False 9을 실험이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False 9이 일 순간의 유행으로 끝날지, 아니면 축구 전략사의 하나의 이정표가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제로톱 전략은 공격 전개 상황에서의 짧고 간결한 패스, 그리고 좁은 선수 간 간격을 중요시하는 바르셀로나식 티키타카와 궁합이 잘 맞는 전술입니다. 하지만 최근 티키타카의 위기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제로톱 역시 얼마나 건재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전략은 끊임없이 발전되고 이어지겠지만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는 전술이라면 언제든지 폐기될 수 있습니다. False 9의 미래는 이들 공격수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Read more*볼멘소리 5회 토토축
유벤투스 – 도르트문트
알레그리의 의도대로 진행된 게임, 그리고 클롭의 쓸쓸한 뒷모습
이미 지그날 이두나 파크(도르트문트 홈 경기장)에서 2:1 승리를 거둔 유벤투스 입장에서 알레그리 감독은 공격에 조바심을 낼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반면에 클롭 감독은 어떻게든 원정 다득점을 만들어냄으로써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려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리그에서의 순위가 10위권으로 곤두박질 친 도르트문트 입장에선, 챔스가 그나마 남은 희망이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시작 2분만에 테베스가 기가 막힌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 낸 순간,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이미 희망이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을 겁니다. 유벤투스 입장에선 2점 차 리드를 지키기만 하는 되는 상황이고 도르트문트는 기적 같은 3점차 승리를 만들어 내야 했으니까요.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포그바가 부상당하자, 기다렸다는 듯 바르잘리를 투입해서 3백, 혹은 5백의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유벤투스는 카테나치오의 본 고장 세리에 A에서 지난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며, 그 우승의 기반이 된 것은 바로 이 3백 수비전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클롭 감독의 선택은,글쎄요. 비전문가인 제가 보기에도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451 포메이션을 들고 나선 클롭 감독은 양 측면에 음키타리안과, 챔피언스 리그 데뷔 경기를 치르는 케빈 감플을 배치헀습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들은 모두 엔드 라인을 타고 달려서 크로스나 컷백을 내 주는 측면 돌파형의 선수라기보단 3백과 양 풀백 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인사이드 포워드 유형의 선수입니다. 철벽의 3백 앞에서 양 측면을 모두 중앙지향적인 성향의 공격수로 배치한 것은 상대를 잘못 생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앙 공격수 아우마베양 역시 공격 전개에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는 선수는 아닙니다. 속도가 빠르고 공간 침투에 능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어찌됐든 측면 공격수 출신의 선수이고 축구 지능이 그렇게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은 도르트문트 공격 작업의 지지부진함에 일조를 했습니다.
마지막 클롭의 잘못된 선택은, 오른쪽 풀백에 소크라티스를 배치했다는 점입니다. 소크라티스는 본래 센터백을 보던 선수인데, 부상당한 오른쪽 풀백 슈멜처를 대신하여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득점을 위해 공격에 매진해야 하는 도르트문트 입장에서 소크라티스의 풀백 배치는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난 브라질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이 브라질을 상대할 때 회베데스 선수를 오른쪽 풀백에 배치한 경우는 있었습니다만, 당시 경기는 원점에서 시작하여 승부를 겨루는 경기였고, 또한 뮐러나 외질 같은 다양한 공격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오히려 소크라티스보다 블라시치코프를 풀백으로 내세워 측면돌파에 힘을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경기의 주인공 테베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경기의 활약으로 테베스는 챔스 8경기 6골이라는 순도 높은 득점 기록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주의 베스트 11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경기 시작 직후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분명 수비지향적인 전략을 택했던 유벤투스였지만, 이들의 창끝은 다름아닌 테베스였습니다. 도르트문트는 득점을 위해 수비라인을 올렸고, 그 수비라인 사이로 테베스는 남미 특유의 드리블을 선보이며 수비수들을 몰고 다녔습니다. 마치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 경기의 메시를 연상케하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결국 후반 24분 모라타에게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고, 후반 34분 직접 쐐기골을 넣음으로써 테베스는 이 경기를 자신의 경기로 만듭니다.
클롭 감독으로선 돌이킬 수 없는 뼈 아픈 패배였습니다. 이제 도르트문트에게 남은 우승 트로피는 호펜하임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DFB 포칼컵밖에 없습니다. 리그 우승은 이미 반 정도 바이에른 뮌헨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고, 챔스 역시 유벤투스에 완패를 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과연 그가 현재 도르트문트의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혹은 새로운 팀을 찾아 짐을 꾸려야할 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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