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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멘소리 4회 뒷담화

유벤투스 – 도르트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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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그리의 의도대로 진행된 게임, 그리고 클롭의 쓸쓸한 뒷모습

이미 지그날 이두나 파크(도르트문트 홈 경기장)에서 2:1 승리를 거둔 유벤투스 입장에서 알레그리 감독은 공격에 조바심을 낼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반면에 클롭 감독은 어떻게든 원정 다득점을 만들어냄으로써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려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리그에서의 순위가 10위권으로 곤두박질 친 도르트문트 입장에선, 챔스가 그나마 남은 희망이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시작 2분만에 테베스가 기가 막힌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 낸 순간,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이미 희망이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을 겁니다. 유벤투스 입장에선 2점 차 리드를 지키기만 하는 되는 상황이고 도르트문트는 기적 같은 3점차 승리를 만들어 내야 했으니까요.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포그바가 부상당하자, 기다렸다는 듯 바르잘리를 투입해서 3백, 혹은 5백의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유벤투스는 카테나치오의 본 고장 세리에 A에서 지난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며, 그 우승의 기반이 된 것은 바로 이 3백 수비전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클롭 감독의 선택은,글쎄요. 비전문가인 제가 보기에도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451 포메이션을 들고 나선 클롭 감독은 양 측면에 음키타리안과, 챔피언스 리그 데뷔 경기를 치르는 케빈 감플을 배치헀습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들은 모두 엔드 라인을 타고 달려서 크로스나 컷백을 내 주는 측면 돌파형의 선수라기보단 3백과 양 풀백 사이를 파고 들어오는 인사이드 포워드 유형의 선수입니다. 철벽의 3백 앞에서 양 측면을 모두 중앙지향적인 성향의 공격수로 배치한 것은 상대를 잘못 생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앙 공격수 아우마베양 역시 공격 전개에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는 선수는 아닙니다. 속도가 빠르고 공간 침투에 능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어찌됐든 측면 공격수 출신의 선수이고 축구 지능이 그렇게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은 도르트문트 공격 작업의 지지부진함에 일조를 했습니다.

마지막 클롭의 잘못된 선택은, 오른쪽 풀백에 소크라티스를 배치했다는 점입니다. 소크라티스는 본래 센터백을 보던 선수인데, 부상당한 오른쪽 풀백 슈멜처를 대신하여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득점을 위해 공격에 매진해야 하는 도르트문트 입장에서 소크라티스의 풀백 배치는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물론 지난 브라질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이 브라질을 상대할 때 회베데스 선수를 오른쪽 풀백에 배치한 경우는 있었습니다만, 당시 경기는 원점에서 시작하여 승부를 겨루는 경기였고, 또한 뮐러나 외질 같은 다양한 공격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오히려 소크라티스보다 블라시치코프를 풀백으로 내세워 측면돌파에 힘을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경기의 주인공 테베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경기의 활약으로 테베스는 챔스 8경기 6골이라는 순도 높은 득점 기록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주의 베스트 11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경기 시작 직후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분명 수비지향적인 전략을 택했던 유벤투스였지만, 이들의 창끝은 다름아닌 테베스였습니다. 도르트문트는 득점을 위해 수비라인을 올렸고, 그 수비라인 사이로 테베스는 남미 특유의 드리블을 선보이며 수비수들을 몰고 다녔습니다. 마치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 경기의 메시를 연상케하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결국 후반 24분 모라타에게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고, 후반 34분 직접 쐐기골을 넣음으로써 테베스는 이 경기를 자신의 경기로 만듭니다.

클롭 감독으로선 돌이킬 수 없는 뼈 아픈 패배였습니다. 이제 도르트문트에게 남은 우승 트로피는 호펜하임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DFB 포칼컵밖에 없습니다. 리그 우승은 이미 반 정도 바이에른 뮌헨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고, 챔스 역시 유벤투스에 완패를 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과연 그가 현재 도르트문트의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혹은 새로운 팀을 찾아 짐을 꾸려야할 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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