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3주 이주의 앨범 – 바버렛츠 (The Barberettes) [바버렛츠 소곡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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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의 깊이를 일깨우는 걸그룹의 탄생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회귀한 주인공 마티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Johnny B. Goode’. 관객 모두를 탄성과 혼란의 도가니로 빠뜨리는 이 대목은, 영화 [백 투 더 퓨쳐]를 추억할 때마다 늘 따라다니는 명장면이다.
[바버렛츠의 소곡집 #1]을 처음 듣고 든 생각은, 마치 그 옛날 로네츠(The Ronettes)와 마블렛츠(The Marvelettes) 혹은 이들이 동경한다는 김 시스터즈가 타임워프를 통해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나 노래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이 깜찍한 ‘가시내들’은 도대체 어디서 툭 하고 나타난 것일까?
가요와 인디, 재즈 씬에서 활동을 해 온 싱어송라이터 안신애를 주축으로 김은혜, 박소희 이렇게 세 명으로 구성된 이들 바버렛츠(The Barberettes)는 이미 2012년부터 60년대 걸그룹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클럽과 인디 씬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인지도를 쌓아 왔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들의 음악은 50~60년대 미국의 ‘이발소 하모니’ 팝사운드를 재현해내고 있다. ‘가시내들’, ‘한 여름밤에 부는 바람’, ‘Mrs.Lonely’ 같은 곡에서는 기본적인 당시 팝, 재즈 스타일이 그리고 ‘쿠커리츄’와 ‘비가 오거든’ 같은 뛰어난 곡에서는 스윙, 로큰롤 같은 다양한 리듬과 화성이 예쁜 화음 위로 종횡무진 한다.
어떻게 이렇게 고풍스러운 작곡을 했는지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렇게 절묘한 화음과 사운드 질감을 만들어냈는지 그저 감격스러울 따름이다. 필 스펙터(P. Spector)까지 언급하는 것은 지나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 앨범이 들려주는 화음의 깊이와 공간감은 기계음 일색인 현재 우리 대중음악을 돌아보면 칭찬이 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절묘한 화음을 바탕으로 따뜻하고 세련된 편곡 그리고 정감 어린 가사는 이들의 음악이 단지 복고 취향의 컬트 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설득력이 있는 지점이다.
음악적으로 별반 다를 것 없이 이미지만 난무하는 걸그룹 전성시대에 60년대 팝사운드를 표방하는 이들의 등장은 그야말로 개성과 차별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타임슬립을 한 것 같은 이들의 생뚱맞은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음악을 듣는 행위는 이미지를 소비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과거와 동시대의 ‘음악’을 한꺼번에 즐기는 기쁨을 이들은 멋지게 만들어 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안병진
*DJ 한줄평
DJ라라-★★★★★
‘노바디’열풍을 몰고왔던 원더**에게 ‘내 엉덩이나 핥아’라고 말하는 듯한 진국 두왑풍의 노래들! 사우어 스키틀즈와 울릉도 호박엿을 동시에 먹는 느낌이랄까, 한가지로는 성에 안차는 ‘탕짜족’에게 안성맞춤이다.
DJ상도-★★★☆
옛날의 걸그룹들은 이렇게 노래했을까? 앨범을 듣다가 대체 몇년도에 나온 앨범인지 찾아보았다. 2014년?!?!
DJ 젤라 –★★★☆
60년대에서 툭 튀어 나온듯한 ‘가시내들’! 복고 영화 한편을 본 듯한 느낌. 음원으로만 들을 것이 아니라 무대로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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