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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인터넷라디오방송국

2015.04.29 01:00

볼멘소리 7회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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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향해 확정적인 발걸음을 하는 첼시


 첼시는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등의 경쟁 팀들이 현재 리그 4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첼시에게는 앞으로 5번의 경기가 남아있고, 2위 팀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이는 10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타 다른 가정적인 상황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번 시즌의 우승 팀은 첼시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을 상대하는 2연전은 첼시로서 우승을 확정짓기 위한 마지막 도전이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말했듯 이런 순위 경쟁에서 맞닿은 순위 팀과의 경기는 승점 6점짜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스널과 맨유로서는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만, 무리뉴 감독은 노련하게 이러한 도전을 이겨냈습니다.


무리뉴의 수비 전술은 '안티풋볼'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첼시는 29%라는 볼 점유율을 기록합니다. 현재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팀이,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보다 절대 부족하지 않은 첼시가 이런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의아합니다. 하지만 첼시가 이 경기에 나선 목적의식을 알고나면 명확하게 이 수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수식어들이 무리뉴를 설명하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실용주의자'입니다. 그는 '이겨야 할 경기'와 '지지 않아야 할 경기'를 구분하고 이에 대한 전략을 준비하는 데 있어 일가견이 있습니다. 이번 맨유와의 경기는 그에게 있어 '지지 않아야 할 경기'였습니다. 이미 2위팀과의 승점차가 상당한데, 굳이 공격적인 전략을 들고 나와서 불안한 경기를 평칠 이유가 무리뉴에게는 없었던 것입니다. 비기거나 이기겠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그는 수비라인을 내리고, 미드필더까지 모두 수비에 가담시켜 이른바 '텐백', 혹은 '버스 세우기'를 선보였습니다.


mourinho.jpg


 이 시대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



 오히려 그는 아자르라는 역습의 첨병을 두고 지속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수비진을 위협했습니다. 공격적으로 나선 맨유는 아자르의 재빠른 역습에 수비 뒷공간을 내주었고, 아자르의 골로 인해 맨유는 결과적으로는 1:0 패배를 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리뉴는 캐릭, 블린트, 필 존스, 조니 에반스 등의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경험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을 보인 맨유의 수비진을 공략했습니다. 그들 대신에 센터백으로 투입된 신예 맥네어는 드록바의 거친 태클을 2번이나 당했습니다. 이는 분명 아직은 빅매치의 경험이 부족한 맥네어를 압박해 불안요소를 만들려는 무리뉴 감독의 지시였을 것입니다. 그는 단순히 수비 전술만을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이기기 위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어쩌면 무리뉴 감독의 축구를 안티풋볼이라고 규정하는 이들은, 축구를 반밖에 이해 못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꿈은 타이틀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단 5분만이라도 구현되는 것을 보는 것이다"라고 말한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처럼 축구는 11명의 플레이어가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리뉴 감독의 축구를 아름답지 못하다고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공격만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죠. 공격하는 팀이 있으면 이를 수비하는 팀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 역시 축구의 일부입니다.

 

 승리를 위해서 온 힘을 다하는 첼시 선수들의 수비는, 사실 어떤 것 보다 아름답습니다. 저에게 첼시 팬으로서 최고의 경기를 꼽으라 한다면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꼽을 것입니다. 분명 첼시는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었고 팀 분위기 역시 감독 경질로 인해 침체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대한 집념으로 바르셀로나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냈습니다. 최전방 공격수 드록바까지 측면수비에 가담하면서 90분을 막아낸 첼시는, 결국 경기 종료 직전에 토레스의 900억짜리 결승골로 승리를 확정짓습니다. 하프라인 아래에서부터 달려서 상대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는 모습은 첼시 선수들에게 그동안의 인내를 보답해주는 듯 했습니다. 첼시의 방법을 안티풋볼이라고 깎아내리기엔, 축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한 첼시의 선수들이었습니다.


torres.jpg

2011-12 챔피언스리그 바르샤와의 대결에서 쐐기골을 넣고 좋아하는 첼시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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