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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갯잇 랜선책방 2회 뒷담화

나 알지 ?

우리가 매일 오가던 딱딱한 도로 위로
내동댕이쳐졌다.

세계는 잡음으로 가득했다.
세계는 유일했던 한 가지, 방금 부서진 그 패턴을 상실한다. 억겁으로 세월이 흐른다고 해도 돌아오지 않을 그 패턴을. 그러나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
세상 적막한 곳에 당도해 있네. 인기척 없는 황무지 기슭에.
이 삶은 내게 알량한 점 하나 남겨주지 않았어.

——

가을비 단상
-강 원 석-
2
의자 놓인 쉼터 둘레로
안개가 피어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속으로 비가 내린다.

풀밭을 노닐던 여치가 비를 맞아
빗물인 듯 이슬인 듯
연두 날개에 젖은 물기를 털어낸다.

가을을 그리며 내리는 비는
오솔길 단풍잎을 적셔
청단풍 홍단풍 진하게 물감을 칠한다.

사랑 실은 가을비에
국화는 노랗게 피어
그 향기 짙어지고
산사나무 열매 끝은 붉은 빛깔을 더해간다.

순간의 꽃
-고은 –
미 행렬이 길을 가로질러 가는 것은
결코 이 세상이 사람만의 것이 아님을
오늘도
내일도
또 내일도
조금씩 조금씩 깨닫게 하는 것인지 몰라

햇볕이 숯불처럼 뜨거운 한낮 뻐꾸기 소리 그쳤다.

YIRB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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